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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미세 습관 디자인

양치하면서 스쿼트하기 : 습관 끼워넣기 전략

by viewpointlog 2025. 4. 11.

양치하면서 스쿼트하기 : 습관 끼워넣기 전략

 

습관 끼워넣기의 개념: 기존 행동을 활용하라


 많은 사람이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싶어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 '따로 시간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쉽게 포기하게 된다. 이럴 때 유용한 것이 바로 습관 끼워넣기(Habit Stacking) 전략이다. 이 개념은 기존에 이미 하는 습관에 새로운 습관을 '끼워 넣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매일 하는 양치질에 간단한 운동을 결합하면 새로운 행동을 따로 기억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된다.

 행동 과학자 BJ 포그(BJ Fogg) 교수의 ‘Tiny Habits’ 이론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은 기존 습관 직후에 붙일 때 가장 잘 정착된다. "양치질하는 동안 스쿼트를 한다"는 것은, 하루에 두 번 이상 반복되는 습관(양치)에 새로운 행동(스쿼트)을 연결함으로써 뇌에 자동화 회로를 심는 것이다. 이 전략은 ‘별도의 의지력 없이도’ 행동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함이 핵심인 습관 형성에 매우 효과적이다.

 


반복성과 시간 절약 : 습관의 실용적 결합


 ‘양치 + 스쿼트’ 루틴의 가장 큰 장점은 반복성과 시간 효율성이다. 양치는 대부분 하루 2회 이상 자동으로 이뤄지는 활동이기 때문에 여기에 동작을 더하는 것만으로 하루 두 번의 미세한 운동 루틴이 자동으로 형성된다. 그리고 스쿼트는 별도의 도구 없이 가능한 전신 운동이기 때문에 어떤 장소에서든 실천할 수 있다. 화장실, 부엌, 혹은 사무실 세면대에서도 가능하다는 점이 매우 실용적이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운동은 시간이 나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습관 끼워넣기 전략은 ‘시간이 없을수록 더 유리한 방식’이다. 하루에 총 4~5분 정도만 투자해도 1주일, 1개월이 쌓이면 전혀 다른 신체 상태를 만들 수 있다. 반복성이 주는 누적 효과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 이상이며, 작은 실행이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 습관이 가진 위력이다.

 


행동 설계의 과학 : 뇌는 연결을 좋아한다


 우리 뇌는 반복된 행동 패턴을 기억하고, 그 흐름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있다. 예를 들어, 양치질이라는 행동은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항상 반복되며, 뇌는 그것을 ‘트리거-행동-보상’의 구조로 인식한다. 이때 새로운 행동을 덧붙이면 뇌는 두 가지 행동을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하려 한다. 즉, 양치와 스쿼트를 하나의 연속된 행동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 방식은 뇌의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 즉 신경 회로의 유연한 연결 형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두 행동이 함께 반복될수록 관련된 신경세포들이 동시에 활성화되고, 결국 하나의 습관 덩어리로 묶이게 된다. 이렇게 연결된 행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 없이도 저절로’ 하게 되는 자동화 루틴이 되며, 점점 더 유지하기 쉬운 습관으로 발전한다. 뇌의 자연스러운 작동 방식을 역이용하는 전략이 바로 습관 끼워넣기다.

 


습관 끼워넣기의 확장성 : 삶의 전반으로 퍼지는 전략


 양치 + 스쿼트는 단지 하나의 예일 뿐이다. 이 전략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 응용할 수 있다. 커피 내리는 동안 물 한 잔 마시기, 엘리베이터 기다리며 복식 호흡하기, 샤워 직후 1분간 감사 일기 쓰기 등도 모두 끼워넣기 전략의 확장 버전이다. 중요한 건 이미 하고 있는 행동에 새로운 행동을 얹는 것이고, 그 행동이 작을수록 정착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 가지 행동이 뿌리를 내리면, 그 위에 또 다른 습관을 붙일 수 있다. 이를 '습관 사슬(habit chain)' 또는 '습관 스택(habit stack)'이라 부르는데, 이는 마치 도미노처럼 하나의 행동이 다음 행동을 유도하는 구조를 만든다. 양치질 중 스쿼트를 하게 되면, 그 다음 단계로 가볍게 물을 마시고 긍정적인 말을 한마디 해보는 것도 좋은 확장 전략이다. 습관은 연결되고, 연결된 습관은 인생 전체의 시스템을 바꾸게 된다.

다음은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습관 끼워넣기 전략 예시 20가지를 소개한다.

① 커피 내리는 동안 ‘플랭크’ 30초
 아침에 커피를 내리는 2~3분은 그냥 기다리는 시간이 되기 쉽다. 이때 주방 바닥에 매트를 깔고 플랭크 자세를 30초간 유지해 보자. 커피 향과 함께 몸을 깨우는 루틴이 되어, 하루의 집중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② 세수 후 바로 수건 정리하기
 세수를 마친 직후, 젖은 수건을 바로 세탁기에 넣는 습관을 붙인다. ‘얼굴을 닦는 행위’를 트리거로 삼아 ‘정리’라는 행동을 끼워 넣는 방식이다. 자잘한 청결 루틴도 이렇게 자동화하면 주변 환경이 훨씬 깔끔해진다.

③ 엘리베이터 기다릴 때 발뒤꿈치 들기 운동
 직장이나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30초~1분 동안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리는 ‘카프 레이즈’를 반복한다. 이 간단한 동작은 종아리 근육을 단련시켜 주고, 오래 앉아 있는 생활에서 오는 하체 부종도 줄일 수 있다.

④ 양치 후 바로 물 한 컵 마시기
 양치를 마친 직후, 정수기나 컵에 물을 채워 한 컵을 마시는 루틴을 만든다. 입이 개운할 때 수분을 보충하면 뇌가 맑아지고, 아침 기상 직후 탈수된 몸에 수분을 공급할 수 있어 건강 습관으로도 좋다.

⑤ 퇴근 후 가방 내려놓자마자 내일 옷 세팅하기
 집에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는 행위를 ‘트리거’로 삼아, 바로 다음 날 입을 옷을 걸어두는 습관을 만든다. 의복 결정 피로를 줄이고, 아침 준비 시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하루 마무리 루틴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⑥ 샤워 후 1분간 냉수 마무리
 샤워가 끝나면 마지막 30초~1분간 찬물로 마무리한다. 이 습관은 면역력 강화, 기분 전환, 피부 탄력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샤워라는 기존 루틴 뒤에 붙이기 딱 좋은 행동이다. "샤워 끝 = 냉수"가 자동으로 연결되면 금방 습관화된다.

⑦ 밥 먹기 전 3번 심호흡
 식사를 시작하기 직전, 깊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는 심호흡을 3번 한다. 이 짧은 루틴은 과식을 방지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마인드풀 이팅으로 이어진다. ‘밥을 앞에 둔다’는 트리거는 매일 반복되기 때문에 지속성이 높다.

⑧ 회의 시작 전에 물 한 컵 마시기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정수기에서 물을 한 컵 마시는 루틴을 만든다. 수분 공급은 집중력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뇌 피로를 줄여준다. 특히 카페인 섭취가 많은 직장인에게 유용하다.

⑨ 퇴근 후 신발 벗자마자 스트레칭 2분
 집에 돌아오자마자 신발을 벗는 순간을 트리거로 활용한다. 바로 요가 매트에 올라가 어깨와 허리 중심의 가벼운 스트레칭을 2분간 한다. 이 루틴은 하루 동안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퇴근 후 모드 전환을 도와준다.

⑩ SNS 앱 실행 시 타이머 설정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켤 때마다 자동으로 ‘15분 타이머’를 맞추는 습관을 붙인다. ‘앱 실행’이라는 반복적 트리거에, ‘시간제한’이라는 자기 제어 습관을 붙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무의식적 과몰입을 줄이고 자기 통제력을 향상할 수 있다.

⑪ 화장실 다녀온 후 손등에 핸드크림 바르기
 화장실은 하루에 여러 번 가는 반복적인 행동이지. 손을 씻고 난 후 곧바로 핸드크림을 바르는 습관을 붙이면 보습 관리가 꾸준히 된다. ‘물기 닦고 = 핸드크림’ 자동화 공식으로 손 트는 겨울도 문제없다.

⑫ 전자레인지 돌아가는 동안 발 스트레칭
 음식을 데우는 1~2분 동안 가만히 서 있는 대신 종아리, 발목, 허벅지를 번갈아 스트레칭한다. 발끝 들기, 종아리 풀기 등을 이 시간에 끼워 넣으면 하루 활동량이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⑬ 퇴근 후 집 문 열자마자 ‘오늘 감사한 일’ 하나 말하기
 현관문을 여는 순간을 트리거로 삼아, 마음속으로 ‘오늘 가장 고마웠던 일’을 한 가지 떠올리거나 말해본다. 이는 감사 습관 형성에 탁월하며, 하루의 감정 정리를 도와준다.

⑭ 알람 끄자마자 이불 정리하기
 기상 알람을 끄는 행동을 트리거로 삼아, 바로 이불을 개는 습관을 만든다. 이 단순한 행동 하나로 작은 성공감을 느낄 수 있고, 하루의 질서 있는 시작을 만들 수 있다.

⑮ 핸드폰 충전 연결하면서 ‘하루 정리 메모’ 쓰기
 잠자기 전 핸드폰을 충전기와 연결하는 순간을 활용해, 메모앱에 간단히 하루를 돌아보는 일기를 쓴다. 반복되는 행동과 연계하면 기록 습관도 쉽게 자리를 잡는다.

⑯ 엘리베이터 타는 순간 자세 교정
 엘리베이터 안 거울을 마주하면 자동으로 등을 펴고 턱을 당기는 자세 교정 습관을 만든다. 거울은 뇌에 시각적인 피드백을 주는 강력한 트리거가 된다.

⑰ 요리 후 설거지 전 한 가지 정리
 요리를 끝낸 후 설거지 전, 주방의 ‘하나’를 정리하는 습관을 붙인다. 예: 물건 제자리 넣기, 키친타월로 가스레인지 닦기 등. ‘요리 후 행동’에 정리를 덧붙이는 좋은 루틴이다.

⑱ 외출 준비 끝나면 날씨 확인 & 우산 챙기기
 외출 직전, 가방을 들기 전 핸드폰으로 날씨 확인 후 필요한 물건 챙기기. 날씨에 맞게 선크림, 양산, 우산 등을 챙기는 작은 루틴이 큰 불편을 예방해 준다.

⑲ 컴퓨터 켤 때 파일 정리 1분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누르고 시스템이 켜질 때까지의 기다림 동안, 바탕화면이나 다운로드 폴더의 필요 없는 파일을 삭제한다. 하루 1분씩만 해도 디지털 환경이 정돈된다.

⑳ 저녁 먹고 양치 전 5분 정리 타임
 식사 후 양치 전까지의 시간을 활용해 식탁 주변이나 거실을 5분간 정리하는 습관을 붙인다. 식사 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정리 습관까지 이어지게 된다.

 


가장 손쉬운 습관 혁신의 첫걸음

 

 대단한 결심이나 엄청난 동기 부여 없이도, 우리는 삶을 바꿀 수 있다. 단지 이미 하는 행동에 아주 작은 변화 하나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양치질이라는 익숙한 행동 속에 스쿼트를 더하는 순간, 당신은 이미 '운동하는 사람'의 정체성에 한발 다가선 것이다. 이 정체성은 반복과 함께 정착되고, 그 후엔 더 많은 좋은 습관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따라오게 된다.

 변화를 원한다면 거창한 계획보다는, 오늘 당장 해볼 수 있는 ‘작은 행동 설계’가 훨씬 효과적이다. 지금 바로 양치 도중 5회만이라도 스쿼트를 시도해 보자. 처음엔 어색하더라도 반복되면 자연스러워지고, 자연스러움은 지속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인생은 이런 작은 행동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가장 작은 변화가 가장 큰 혁신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